신겐은 낙마한 뒤로 이것저것 마음에 걸려 밤낮으로 근심하며 '혹시 내 명이 다했다는 조짐이 아닐까' 하고 울적하여 즐거워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고후 근방에 수상한 노래가 유행하자, 신겐은 "그렇다면 내 명이 다할 전조임이 틀림없다. 내 큰 뜻이 물거품이 되는 것인가" 하고 이 일을 아침저녁으로 괴로워하여 날로 쇠약해졌다. 여러 곳의 명의를 모아 갖가지로 치료했으나 전혀 보람이 없어, 이제는 식사조차 넘기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고후의 장수들은 크게 놀라 "그렇다면 요즘 어디서랄 것도 없이 수상한 노래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이 전조의 시작이었던가" 하고 모두 두려워하여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사나다 마사유키(眞田昌幸)가 이를 듣고 "그렇다면 이는 오다 가문의 원숭이 애송이 놈의 짓으로, 우리 주군을 속인 것이로구나. 자, 주군의 병을 고쳐 드리자" 하고 고후로 와서 서둘러 성에 올라 신겐의 병상을 찾아뵈었다. 신겐이 가망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으므로 마사유키가 다가가 "주군의 병환은 어떠하십니까?" 하고 여쭈었다. 신겐이 "몹시 괴롭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낫기 어렵겠다" 하고 실처럼 가늘어진 목소리를 쥐어짜 말하자, 마사유키는 이를 듣고 "주군의 병의 근원을 고칠 좋은 약이 있습니다. 이것을 쓰시면 곧 나으실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신겐은 이를 듣고 일어나 앉아 "그것이 어떤 좋은 약이냐?" 하고 물었다. 마사유키가 "병의 근원은 '믿은 보람 없게 되고 보니, 맹세를 바쳤던 가츠테 신의 이름이야말로 아깝구나'라는 노래일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신겐은 놀라 "너는 내 병의 근원을 어떻게 알았느냐?" 하고 물었다. 마사유키가 웃으며 "이는 노부나가의 가신 하시바 히데요시의 계략이니, 이야말로 사람을 속이는 장자방(張子房, 한나라 고조의 책사 장량)과 같은 지략입니다. 주군께서는 속으셔서 만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목숨을 잃지 마십시오" 하고 아뢰니, 신겐은 탁 무릎을 치며 "내가 생각해도 어리석었구나" 하고 한없이 기뻐하고, "네 한마디로 내 병은 이미 나았다. 어서 호조를 치고 상경하여 오랜 바람을 이루겠다" 하고 말했다.
마사유키도 함께 기뻐하며 "아이들 노래로 우리 주군의 명을 줄이려 한 히데요시야말로 괘씸하다. 나는 그 앙갚음으로 편지 한 통을 보내 히데요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 주겠다" 하고 크게 성을 냈다. 신겐은 마사유키의 지략에 감탄하여 "예나 지금이나 다시 얻기 어려운 이름난 인물이다" 하고 시나노 우에다(信州上田) 성을 주었다. 마사유키는 은혜에 감사하고 이로써 우에다 성으로 옮겨 갔는데, 그 뒤 마사유키는 무슨 편지인가를 써서 교토로 보냈다.
이때 하시바 히데요시는 교토의 정사를 맡고 있었는데, 고후에 들여보내 둔 첩자로부터 신겐이 이쪽의 계략에 걸려 병상에 누웠다는 보고를 듣고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내 계략이 이미 이루어졌다. 신겐을 없앨 날이 가깝다" 하고 혼자 웃고 있었다. 그때 시나노 우에다의 성주 사나다 아와노카미(眞田安房守)에게서 사자가 왔다고 알려 오자, 히데요시는 수상히 여겨 "마사유키는 얼마 전에야 우에다 성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로 나에게 편지를 보냈을까. 다케다는 근래 오다 가문과 인척이 되었으니 필시 통상적인 문안일 것이다" 하고 생각하며 그 사자를 불러들였다. 마사유키의 편지를 펴 보니 뜻밖에도 다른 문구는 하나도 없고 오직 와카(和歌) 한 수뿐이었다. 곧 그 노래는 이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