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요시아키(加藤嘉明)의 투구는 후지산 모양으로 만들고 이름도 그대로 후지산(富士山)이라 했다. 구소쿠(具足, 갑옷 한 벌)의 가슴판에는 천인이 구름을 탄 모습을 마키에(蒔繪, 옻칠 위에 금은가루로 그린 장식)로 그렸다. 다케나카 시게하루(竹中重治)의 투구는 이치노타니(一の谷), 아케치 히데토시(明智秀俊)의 투구는 니노타니(二の谷)라 했다. 셋츠(攝州)의 이치노타니와 니노타니는 나란히 있다. 또 시바타 이가노카미 카츠토요(柴田伊賀守勝豐)의 투구는 뎃카이가미네(鐵蓋が峯)라 했다. 이는 이치노타니보다 높이 솟은 산이므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역주: 이치노타니·니노타니·뎃카이가미네는 셋츠의 땅 이름으로, 시바타의 투구 이름은 다케나카의 '이치노타니'보다 높다는 뜻을 담았다.]
이 밖에 우라노 와카사노카미(浦野若狹守)의 고스이규(小水牛, 작은 물소뿔), 구로다 나가마사(黑田長政)의 오스이규(大水牛, 큰 물소뿔), 히네노(日根野)의 도칸(唐冠, 중국식 관) 투구, 하라 오키노카미(原隱岐守)의 주오가시라(十王頭, 시왕의 머리), 후쿠시마 마사노리(福島正則)의 네 갈래 사슴뿔, 혼다 타다카츠(本多忠勝)의 사토 시로(佐藤四郞) 투구, 가모 우지사토(蒲生氏鄕)의 은 나마즈오(鯰尾, 메기 꼬리), 후시키 규나이(伏木久內)의 와리하마구리(わり蛤, 쪼갠 대합),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의 스와홋쇼(諏訪法性), 히데요시(秀吉)의 8일 달(八日の月, 반달),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나가에보시(長烏帽子, 위로 길게 솟은 에보시 모양), 야다 사쿠주로(矢田作十郞)의 잉어 투구, 토도 신시치(藤堂新七)의 모자 등, 이름 붙인 것이 많다. 호소카와 타다오키(細川忠興)의 야마도리노오(山鳥の尾, 산새 꼬리) 투구라는 것도 이름이 높다. 세키가하라(關ヶ原) 전투에서 타다오키가 그 야마도리노오 투구를 쓰고 은빛 덴츠키(天衝, 위로 두 갈래로 뻗은 장식) 사시모노(指物, 등에 꽂는 깃발)를 달았는데, 멀리서 보면 꼭 춤추는 학 같았다. 도쇼구(東照宮,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투구와 사시모노가 서로 어울려 보기 좋다" 하며 청하여 얻어서 다이토쿠인도노(台德院殿, 도쿠가와 히데타다)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