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어느 곳에서였던가, 기요마사(淸正)의 진이 큰 산기슭에 있었는데, 밤에 호랑이가 와서 말을 물어 번쩍 들고 모가리(虎落, 대나무 울타리) 위로 뛰어넘어 나갔다. 기요마사가 분한 일이라며 노하고 있는데, 고쇼(小姓, 주군 곁에서 시중드는 소년 가신) 고즈키 사젠(上月左膳)마저 호랑이가 와서 물어 죽였다. 기요마사는 날이 밝자 산을 에워싸고 호랑이 사냥을 했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무성한 억새밭을 헤치고 기요마사를 노리고 다가왔다. 기요마사는 큰 바위 위에서 철포를 들고 겨누었는데, 그 거리가 서른 간(間)쯤 되는 곳에서 호랑이가 기요마사를 노려보며 멈춰 섰다. 사람들이 철포를 나란히 겨누어 쏘려 하자 기요마사는 명을 내려 쏘지 못하게 했다. 제 손으로 쏘아 죽이겠다는 뜻이었다. 이윽고 호랑이가 바짝 다가와 사납게 덤비며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순간 기요마사가 쏘니, 탄환이 목구멍에 박혔다. 호랑이는 그 자리에 쓰러져 일어나려 했으나 깊은 상처라 마침내 죽었다.
원문
朝鮮にて何れの所にてか有りけん、淸正の陣大山の麓なりけるに、虎夜來りて馬を中に引提げ、虎落の上を飛び出でけり。淸正口惜き事なりと怒られけるに、小姓上月左膳をも虎來て咥殺せり。淸正夜明くると山を取卷いて虎を狩りたるに、一疋の虎生茂りたる萱原を搔分け、淸正を目がけて來る。淸正大なる岩の上に在りて鐵炮を持ち狙はるゝに、其間三十間許、虎淸正を睨みて立止る。人々鐵炮を揃へて搏たんとするを、淸正下知して打たせられず。自打殺さんとの志なり。斯て虎間近く猛り來り、口を開きて飛掛る處を搏たれしに、咽に打込みたれば、其處に倒れ起上らんとせしかども、痛手なれば終に死し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