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여러 장수가 연판(連判)한 글을 타이코(太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올릴 때, 기요마사(淸正)의 화압(花押, 이름 대신 쓰는 도안 서명)은 획이 유난히 겹쳐 있어 쓰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후쿠시마 마사노리(福島正則)가 비웃으며 "병이 깊어져 유언할 때는 쓰기 곤란하겠소" 하자, 기요마사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싸움터에 시체를 드러낼지언정 추하게 달아나 이부자리 위에서 죽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소. 그러니 유언장이 무슨 소용이겠소" 하고 답했다. 마사노리는 할 말이 없었다.
원문
朝鮮より諸將連判の書を太閤に奉る時、淸正の花押殊に筆畫重り、稍暇要りしかば、福島正則冷笑ひて、病重くなりて遺言の時の狀惡からん、と言はれしに、淸正、我はさは存ぜず。戰場に屍を晒すとも、汚く逃げて褥の上に死んとは思ひ設けず候。然れば遺言狀何かは候べき、と答へられしかば、正則詞無かりけ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