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다 미츠나리(石田三成)를 비롯해 한패가 된 사람들이 가가(加賀)의 도시이에(利家)를 받들어 도쇼구(東照宮,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무너뜨리려고 밤낮으로 꾀하고 있었다. 도시이에의 맏아들 토시나가(利長)가 호소카와 엣추노카미 타다오키(細川越中守忠興)를 불러 물었다. "여러 해 동안 맺어 온 사이가 얕지 않소. 내가 위태로워지면 도와주시겠소?" 타다오키는 "두 대에 걸친 벗이니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토시나가는 "과연 그래야지요" 하고 말을 이었다. "요즈음 이시다 미츠나리와 고니시(小西) 등이 의논해서 나이후(內府, 이에야스)의 무코지마(向島) 저택을 에워싸 치기로 정했소. 몰래 알려 드리는 것이오." 타다오키는 찬찬히 듣고 "평소의 정으로 이런 큰일을 알려 주시니 고마운 마음 얕지 않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내일 다시 와서 의논하겠습니다" 하고 돌아갔다.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충고
에도 시대 중기 오카야마번의 유학자 유아사 조잔(湯浅常山)이 센고쿠~에도 초 무장들의 일화를 모은 『조잔키단(常山紀談)』(1739년 자서)의 한국어 번역이다. 후대에 전해진 이야기를 모은 책이라 역사적 사실과 다른 대목이 있다.
이보다 앞서 도쇼구가 후지노모리(藤森)에 머물고 있을 때, 이이 나오마사(井伊直政)의 가신 키마타 토사(木俣土佐)가 "만약 누가 바람을 타고 저택 옆집에 불을 지르기라도 하면 위험합니다" 하고 아뢰었다. 도쇼구는 토사를 침소로 불러 자세히 듣고, 이튿날 무코지마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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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오키는 그 길로 곧장 무코지마로 가서 도쇼구를 만났다. 타다오키는 곁의 사람들을 물리고 아뢰었다. "지금 찾아뵌 것은 다른 일 때문이 아닙니다. 이시다 등이 무리를 지어 도시이에를 의지 삼아 주군을 없애려 꾀하고 있습니다. 토시나가와 여러 해 친하게 지낸 덕에 그 내막을 자세히 몰래 전해 들었습니다. 저들의 계략에 빠지지 않도록 대비하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도쇼구는 이를 듣고 "지난날 노부나가(信長)가 셋츠(攝州)로 출진했을 무렵, 그대가 어린 나이에도 무용으로 이름이 났기에 가까이 지냈던 것이다. 이토록 깊은 뜻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 후회스럽구나" 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사카키바라 야스마사(榊原康政)를 불러 "어찌하면 좋겠느냐" 하고 물었다. 야스마사가 "일이 급합니다. 늦으면 남에게 제압당할 것입니다" 하고 아뢰는데, 타다오키가 말했다. "나라를 받치는 데는 사람이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아사노 요시나가(淺野幸長)를 부르십시오. 그는 반드시 도쿠가와 가문에 마음을 둘 것입니다." 곧 사자를 달려 보내자 요시나가가 바로 찾아왔다. 타다오키가 나가 맞으며 사정을 이야기하자 요시나가는 "많은 사람 가운데 이런 일을 알려 주시니 사귄 보람이 있습니다. 이런 때는 의심이 생기기 쉬운 법입니다" 하고, 타다오키와 요시나가가 먼저 서약서를 써서 바쳤다. "만약 적이 쳐들어오면 요시나가는 우지가와(宇治川)를 지키겠습니다. 타다오키는 적 가운데 섞여 들어가 뜻밖의 한판 싸움을 벌이겠습니다" 하고 서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타다오키는 "이것도 끝내 승리를 온전히 지킬 방도는 아닙니다. 도시이에와 화평하는 것보다 나은 길은 없을 것입니다. 저희 두 사람에게 맡겨 주십시오" 하고, 이튿날 아침 일찍 토시나가에게 가서 "어제의 밀모는 하나하나 나이후께 알렸습니다" 하고 말했다. 토시나가는 얼굴빛이 변해 "이게 대체 농담이오, 참말이오" 하고 놀랐다. 타다오키는 말을 다해 타일렀다. "그 말씀입니다. 어리석은 자도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얻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이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시다는 두 영웅을 싸우게 해서 그 틈을 타려고 꾀하는 것입니다. 두 영웅이 서로 싸우다 망하고 나면 아키(安藝)의 테루모토(輝元)나 비젠(備前)의 히데이에(秀家) 같은 이를 대장으로 세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손쉽게 쳐서 평정할 속셈이 훤히 보입니다. 너그러운 나이후 편에 서야 집안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츠나리와 마음을 합쳤다가는 이름을 더럽히고 몸을 잃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제 말을 받아들이신다면 서둘러 나이후와 부친(도시이에)께서 화친하셔서 세상이 평온해지도록 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온전히 마에다 가문을 돕는 길입니다." 토시나가도 깊이 생각한 끝에 "모두 이치에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아버지께 말씀드리겠습니다" 하고, 도시이에에게 이 일을 알리며 이해득실을 자세히 이야기하니 도시이에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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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설에는, 오다이로(五老)·오부교(五奉行) 가운데 다툼이나 불화가 생기면 이코마 우타노카미 치카마사(生駒雅樂頭親正), 나카무라 시키부노쇼 카즈우지(中村式部少輔一氏), 호리오 타테와키 요시하루(堀尾帶刀吉晴) 세 사람이 화평을 주선하라는 다이코(太閤, 히데요시)의 유언이 전부터 있었으므로, 이들이 이이 나오마사를 통해 화평을 꾀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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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historyfolio